‘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라는 말을 해본 적 있나요? 보통 그 말 뒤에는 ‘알 수 없다’가 따라붙지만, 가만히 보면 그런 것만도 아니더라고요. 낡은 일기장, 책에 그어놓은 밑줄, 스크린샷 폴더 속 메시지, 잊고 지냈던 누군가의 한 마디… 어디서 났긴, 여기서 났지 하고 문득 깨닫곤 합니다.  우연이 겹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저절로 된 줄 알았던 것들도 실은 어떻게든 애를 쓴 결과일 테고요. 

이번 호에는 용기의 출처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세 개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특별호를 보내느라 ‘너머의너머’ 발행 주기가 잠시 뒤죽박죽이었지요. 9호부터는 다시 매달 30일에 받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 허술한 구석이 많은 편지를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처럼 후덥지근한 날들이 이어지면 기운이 빠지기 쉽대요. 물은 자주, 끼니는 꼭 챙겨드세요.

  

1.
처음 ‘너머의 너머’에 실릴 글을 써줄 것을 제안받았을 때만 해도, 나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쓰고 싶었다가 아니라, 실제로 썼다. A4용지 한 장 반 분량, 원고지로는 14장 분량 정도 되는 짧은 소설이었다. 파도와 해일을 타는 서퍼들의 이야기. 독차 층이 명확한 만큼 긴 설명 없이도 비유를 알아봐 주지 않을까 하며, 간만에 어깨의 힘을 빼고 편안하게 썼다.

2.
그리고 초고를 보내기로 약속했던 마감 당일인 오늘까지 내내 고민하다가, 결국 소설을 포기하고 수필을 쓰게 되었다. 이십 대 후반이 되어서도 여전히, 아무도 읽고 싶지 않아 하는 글을 소설이랍시고 들이미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서. 그리고 오랜만에 내 이름을 마주할 사람들에게 어설퍼 보이고 싶지 않아서. 왜 그렇잖아. 간디에는 글 잘 쓰는 사람도 한가득인 데다가, 나는 그때도 그리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쪽이었는걸.
에이, 야!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해. 아마도 친구들은, 그렇게 말해줄 것이다.

3.
나의 롤링인더딥~
그거 아니야. 네가 하고 싶은 말은 조앤 롤링이야.

친구 DD는 언젠가부터 나를 이름 대신 Rolling in the deep이라고 부른다. 어쩌다 보니 아델의 노래 제목이 애칭인 사람 되었지만, 사실 그가 진짜 부르고 싶었던 이름은 시대를 대표하는 판타지 작가 ‘조앤 롤링’임을 안다. 언젠가 해리포터를 쓰는 대부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너희를 먹여 살리겠노라 큰소리치던 어린 날 나의 과오를. 사랑하는 내 친구들은 잊지도 않고 여전히 기억한다.

돈 안 되는 글을 쓰는 사람인 채로 어느덧 이십 대 후반을 맞이한 나는, 해리 포테이토에 베스트샐러드 작가 정도로 어떻게 안 될까. 하고 종종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보고 있지만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여러 차례 찔러보아도 상대 진영의 반응은 냉담하다. 우우우 한다. 타협의 여지조차 없어 보인다.

고맙다. 언젠가 내가 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다 너희의 우우우 덕일 거다.

4.
옛날에는 뒤에서 노력하고, 숨겼다가, 짠! 하고 결과만 보여줄 수 있었는데. 그게 익숙하고 좋았는데 말이야. 어른이 되어갈수록 짠! 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더 줄어들고, 필연적으로 실패의 과정도 보여주어야 하잖아.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데, 참 쉽지 않아.
맞아. 무슨 말인지 알아.

그런 대화를 나누며, N과 나는 짠! 했다. 손에 든 맥주로 했다. 그런 종류의 짠! 이라도 좋으니, 잃어버리지 말고 종종 함께 짠! 했으면 하고. 나는 생각했다.

사랑하는 N. 나는 너와 함께 짠! 하려고 태어난 거야. 그러니까 지치지 말고, 부디 계속 잔을 맞부딪쳐 줘. 계속 짠! 해줘.

5.
존경하는 재학생 후배님들.

저는 고향을 떠나와 홀로 어느 빈집에서, 돈 안 되는 글을 쓰며 생을 태우는 사람입니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이고, 쉽게 쓰여진 글들은 그 시절에 다 두고 왔답니다. 슬픔 많은 행성의 한복판에 태어나, 무엇 하나 쉬이 쓰이지 않는 누추한 삶도 쉽게 쓰이는 삶만큼이나 죄책감이 든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바라는 육각형 인재상과 거리가 먼 뾰족한 도형의 사람이지만, 그래도 지나온 궤적 중 무엇 하나 바꾸거나 지우고 싶은 마음은 없는. 그런 어른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몽상을 하고, 여전히 십 년 된 친구들과 마을을 꾸려 사는 게 꿈이며, 사랑과 다정을 좋아하고, 시대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어 잔잔히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유능하거나 빼어나진 못했으나 꾸준했던 제 삶도, 하나의 위로나 예시가 될 수 있겠지요. 반면교사여도 좋습니다. 마음껏 참고해 주십시오.

존경과 사랑, 다정을 보냅니다. 번듯하지는 못하더라도 가장 빛깔 좋은 마음을 골라 담았습니다. 마을 밭에 주렁주렁 열리던 대봉감 홍시 빛깔입니다. 저 몰래 제일 큰 것으로 서리해왔으니 부디 맛있게 드세요.
멋진 서퍼가 되어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섬에서 만나요. 사랑합니다.

안녕하세요, 간디학교 17기 졸업생 임주영입니다. 서울에 있는 환경교육단체에서 일한 지 10개월이 된 새내기 활동가로, 환경을 주제로 교육 기획·운영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실 여러분께 대략 1.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계기 2. 이 분야에 어떻게 진입하게 되었는지 3. 환경교육단체 활동가는 어떤 일을 하는지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간디학교를 다닐 때부터 지구특공대와 같은 환경동아리에서 활동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환경단체 활동가나 환경 관련 직업’과 같은 명확한 장래희망이나 목표는 없었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는 미래의 직업에 대해서 아무 생각도 없었습니다.

간디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곧바로 한 대학교의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였습니다. 당시 진로에 대한 명확한 생각이 없었기에, 단순히 책을 좋아하니까 국어국문학과를 선택했었습니다.

그렇게 들어갔던 국어국문학과는 놀랍게도 적성에 정말 잘 맞았습니다. 그렇지만 대학 4년 내내 국어국문학과 수업만 들으면 좀 재미없을 것 같았고, 그래서 복수전공 뭘 하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학교 도서관 대출실에서 같이 일하던 한 언니가 “너 평생교육학 연계전공 해볼래?”라고 물어왔습니다. 

평생교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교육’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상,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배우는 전공입니다. 도서관의 여러 강좌나 여성인력개발센터의 수업들, 백화점 문화센터 등의 강좌도 평생교육에 속합니다. 언니의 그 말만 듣고 재밌어 보여서 평생교육 연계전공을 시작했습니다. 평생교육 전공 수업 중에 <환경교육론>이라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 수업을 들으며 내가 관심 있는 환경 분야와 내가 좋아하는 발화의 방식인 교육이 융합된 환경교육이 굉장히 좋았고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당시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막연한 생각을 현실로 옮기게 된 것은 몇 년 뒤의 일입니다. 어느 날 정말 우연히 환경교육포털(국가환경교육센터에서 운영하는 환경교육 관련 사이트입니다.)에 들어갔는데 <사회환경교육지도사 인턴십 지원사업>이라는 환경교육 관련 자격증 과정을 국비로 지원하고 이후 인턴십 기회까지 제공하는 사업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해당 사업에 지원하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인턴을 마친 후 계속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아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환경교육 분야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에서 인턴십을 진행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인턴십 제도가 청년에게 있어 조금은 소모적이라고 느끼지만, 한 분야를 탐색할 때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환경교육이라는 말을 들으면 와닿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합니다. 먼저 주제를 잡아 제안서나 기획안을 씁니다. 때로는 교육 프로그램안을 짭니다. 예산안을 수립하고, 강사님을 섭외합니다. 홍보안을 만들어서 교육생을 모집합니다. 기획안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실행안을 세워 교육과정을 운영합니다. 교육과정이 마무리되면 교육생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평가를 통해 교육과정을 평가합니다. 

보통은 이런 과정을 거치지만, 주제별로 교육의 내용과 방법도 다르고, 교육 대상도 중장년층 시민/환경교육강사/청소년/아동/가족 단위 등으로 매우 다양한 편입니다. 따라서 사업별, 프로그램별로 준비과정은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주 업무이지만, 단체 홍보나 교구 관리, 회원모임 운영 같은 단체 운영 업무도 일정 부분 맡아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제가 하는 일은 ‘모두에게 우리의 눈앞에 다가온 환경위기를 알리자!’와 같은 매우 거대한 목표 안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더 구체적으로 뽑아낸 후, 다듬고 체계화하여 교육프로그램의 모양으로 타인에게 전달하는 일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새내기 활동가인지라, 더 일을 오래 한 후에는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바꾸고 뒤집는 운동가의 정신과 떠올리고 다듬고 정리하는 교육가의 정신 그 중간 사이에서 이리저리 균형을 잡아야 하는, 재미있는 일입니다.

일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되돌아보면 지금 이 일을 하기까지 많은 우연이 있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진학했던 대학교에서 지인의 말을 듣고 우연히 평생교육 전공을 시작해, 환경교육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우연히 들어갔던 사이트에서 공고를 발견해서 인턴을 하게 되기도 하고... 미래에 관한 불안함과 막연함을 여러 우연이 모여 해결해 주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아직 일이 완전히 익숙하지 않고 모르는 것도 많지만, 제가 지금까지 일하며 느끼고 배운 여러 가지를 적어보았습니다.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흥미와 호기심을 담아 즐겁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우선 자기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저는 간디학교 19기 졸업생 정유진입니다. 지금은 ‘파티(PaTI,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라는 디자인 학교에 재학 중이고 지금 3년째 타투이스트로 활동하고 있어요. ‘모예’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요.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쭉 한번 얘기해주실 수 있나요? 

일단 간디학교 들어오기 전부터 계속 그림을 그려왔었고, 자연스럽게 디자인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고등학교 때도 개인적으로 조금씩 굿즈를 만들어서 판매를 해왔어요. 졸업하고도 계속 그렇게 만들어서 판매를 하고 있고요. 작가로서도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제가 스스로 약속을 해둔 건 달마다 폰 배경화면을 그려서 업로드하는 거예요. 한 달에 한 번은 작업물을 완성하려고 노력을 하는 거죠. 타투 같은 경우에는 졸업하기 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졸업을 한 후에 타투를 배운 간디학교 친구랑 일종의 계약을 맺었어요. 제가 타투 도안을 그려주면 그 친구가 그걸로 작업을 하기로요. 그런데 아무래도 친구랑 저랑은 그림체가 완전 다르고 색깔도 제가 정하는 게 아니다 보니 제가 그린 도안이어도 제 느낌이 안 나는 것 같은 거예요. 그러다가 ‘핸드포크’라는 장르를 접하면서 타투 작업을 직접 배우게 됐고, 지금은 거의 본업처럼 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에 맨 처음 시작한 일은 어떤 거였어요? 지금까지 하신 일들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어요.

‘제로퍼제로’라는 디자인 스튜디오 숍의 매장 관리직인데요. 고3 때 인턴십을 갔던 곳이라 그게 연이 되어서 졸업 후에 바로 일을 하게 됐어요. 그때까지는 알바를 해본 적이 없어서 일을 어떻게 구해야 되는지도 모르고, 이력서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몰라서 고민이 많던 시점이었는데, 거기에서 자리가 비었으니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연락이 왔어요. 인턴십 때 기억이 좋기도 해서 바로 수락했고요. 그냥 매장을 정리하고 제품을 포장해서 보내는 일이었고 제가 디자인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전문적인 곳에서 일을 한 게 되게 큰 배움이었어요. 저는 계속 혼자 작업을 했으니까 다양한 과정을 경험할 수는 없었거든요. 어깨너머로 엿보면서 ‘내가 나중에 이런 매장을 차리거나 전시를 열면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해야겠구나’하는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그런데 매장 일이 크게 달라지지 않으니까 약간의 지루함을 느꼈고, 무엇보다 고등학교 졸업식도 하기 전에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지치기도 했어요. 반년 정도 일하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저는 진짜 졸업하자마자 전혀 쉬는 기간 없이 서울로 왔거든요. 그때부터 거의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서 제가 제 삶을 책임져야한다는 압박이 있었어요. 일을 하면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조금씩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즈음에 타투를 배우게 되면서 그해 8월쯤부터는 직접 작업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포트폴리오 목적으로 지인들부터 손님으로 받기 시작했는데 되게 재밌더라고요. 제가 이런저런 곳에서 판을 많이 벌려놔서 그런지 생각보다 손님들도 다양한 곳에서 많이 오시고요. 직장하고 병행하기가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겸사겸사 ‘제로퍼제로’ 일은 그만두게 됐죠. 저는 일단 좀 해보고 후회는 그 다음에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일단 하고, 직접 연락도 먼저 해보고 그래요. 예를 들면 ‘그린블리스’라는 친환경 오가닉 웨어 브랜드가 있는데, 제가 디자인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거기에 연락을 드렸어요. 그런데 디자인 말고 가로수길에 팝업 매장이 있는데 거기서 주말 알바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셔서 두 달 정도 일을 했거든요. 제가 완전히 하고 싶은 일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게 인연이 된 거잖아요. 내가 앞으로 ‘그린블리스’ 사장님한테 제안하고 싶은 게 있으면 좀 더 편하게 제안할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일하면서 양말도 되게 많이 받았고요. (웃음) 그 외에도 ‘살리다’라는 비건 환경 관련 프로젝트 팀에서 활동하기도 했고, 비건 팝업 식당을 열고 셰프로 참여하기도 했어요. 

대학에 진학하지 않기로 한 선택에 불안이 따르기도 했을 것 같아요. 

졸업쯤에 확실히 진로를 정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그때는 막연히 ‘뭘 해도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뭐라도 되겠지. 그리고 아무래도 대학 비진학을 선택한 만큼 내가 잘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부담감이자 원동력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이 미화가 돼서 불안하지 않았던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 걸 수도 있어요. (웃음) 불안하지 않았던 건 아니겠죠. 다만 무언가를 어렸을 때부터 시도해본 경험이 많고, ‘내가 자신 있는 쪽으로 가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주변에서 ‘너는 뭘 해도 잘할 것이다’라고 말해주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어요. 주변 사람들의 믿음을 지켜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계속했던 것 같아요.

‘나는 뭘 해도 잘할 것 같다’는 믿음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지는데요. 간디 3년 동안 유진 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그렇게 말 잘 듣는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수업도 진짜 많이 째고, 평상에서 놀고, 애들 축구하는 거 구경하고, 마을길 걷고, 보건실 가서 효림쌤하고 얘기하고, 도서관 가서 시집 보고… 그래서 선생님들이 저를 그렇게 좋아하셨는지는 모르겠어요. 대신 그만큼 개인의 시간을 잘 즐긴 것 같고, 후회하지 않아요. ‘내가 대학에 가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아니면 내가 고등학교 때의 서류가 필요한 일을 하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이 들 때도 있지만, 그만큼 제가 저를 가꿀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이 좋아요. 굳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다른 친구들이 대학에 다닐 동안 돈을 벌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경력을 쌓았으니까, 나름대로 그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간디학교 시절 유진 님에게 가장 중요했던 화두, 혹은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던 일은 어떤 거였나요?

하나를 꼽을 수가 없이 많은데… 일단 그림을 되게 많이 그렸었고 노래 듣는 걸 진짜 좋아했어요. 영화도 많이 보고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수업을 듣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던 시간들이 저를 계속 지켜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2, 3학년쯤에는 학교 안에서 페미니즘, 채식이 화제였어요. 그즈음에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 사건도 있었고요. 채식을 하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됐고, 여러 가지 주제들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면서 저도 깨달은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 것들도 지금 하는 일들과 연결되고 있고요. 

지금 말씀하시는 표정이 굉장히 만족스러워 보여요.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봤다’하는 사람의 얼굴이랄까요. 

아쉬운 것도 있죠. 예를 들면 영어 수업은 좀 열심히 들을걸… 그렇지만 미술이나 특기적성, 국어 수업은 좋아해서 꽤 열심히 들었어요.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보는 것에 대해서라면, 2학년 초반까지는 그냥 ‘그림 그리는 게 좋다’는 정도의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이후부터는 참여하고 싶은 활동이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에 대해 그림을 그려서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욕심이 조금씩 생긴 것 같아요. 예를 들면 3학년 여름 축제 때 모토가 ‘환경’이었어요. 그때 문경환이라는 친구 이름을 따서 축제 이름이 ‘경환제’였는데요.(웃음) 제가 홍보팀장이었거든요. 그때 환경을 주제로 한 스티커랑 배지, 대자보 같은 걸 만들었어요. 지구나 동물 그림, 제가 좋아하는 ‘사랑’이나 ‘평화’ 같은 단어를 담은 그림도 홍보를 위해 그렸었고요. 버려지는 나무 조각으로  목걸이를 만들기도 했어요. 환경 관련 영화도 많이 상영하고, 버려진 물건들을 축제에 활용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준비했던 축제가 너무 성공적이었고 저도 좋았어요. 친구들이 기후 위기 같은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고요. 그 외에도 제가 장을 맡았던 세월호 추모 동아리 ‘소소리바람’에서 티셔츠랑 스티커를 제작하기도 했고, 페미니즘 이야기를 담은 만화를 그려서 강당 앞에 게시판에 붙여 놓기도 했어요. 제 그림으로 폰케이스나 티셔츠 같은 것들을 제작하고, 게시판에 소자보를 붙여서 ‘이거 구매할 사람 여기 이름 적고 가세요’ 해놓고 신청을 받아서 수량 맞춰서 만들고… 

좋아하는 일을 3년 내내 더없이 성실하게 하신 것 같아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모예’라는 이름의 창작자로서 작업을 이어오고 계신데요. 그 이야기를 듣기 전에 우선 ‘모예’라는 이름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아마 간디학교 2학년 여름쯤이었던 것 같아요. 엄청 더운 날이었는데, 하늘이라는 친구랑 같이 밤에 그림을 그리다가 슬럼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얘기하다가 하늘이가 ‘괜찮아~ 너의 모든 게 예술이야~’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하늘이는 제가 되게 좋아하고 존경하고 질투하고 부러워하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네 작업 되게 좋아. 그리고 나도 너한테 똑같이 부러움을 느껴’라고, 그리고 ‘네가 하는 모든 게 다 예술이야’라고 얘기를 해주는 것이 그냥 너무 좋았던 거죠. 진지하게 얘기한 건 아니고 그냥 일상적인 대화였어요. 그런데 그 말이 힘들 때나 고민이 많을 때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기억이 ‘모예'라는 이름이 됐어요.

‘모예’라는 이름이 창작자로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겼잖아요. SNS 팔로워도 적지 않고요. 

저도 어떻게 된 건지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됐어요. 제가 있는 판이랄까, 바운더리가 좁아서, 그 안에서라고 한다면 인지도가 어느 정도는 생긴 것 같아요. 제가 따로 해시태그를 많이 달거나 팔로워를 돈 주고 산 것도 아닌데… 저도 어떻게 그게 늘어났는지는 모르겠어요. 간디에서도 굿즈를 제작할 때 학교 안에서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홍보를 했었고, 3학년 때는 학교 외부에서 하는 단체전에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고, 졸업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여러 관계들 사이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연결된 사람들이 저를 팔로우하고, 그런 결과인 것 같아요. 제가 인스타그램 계정이 많거든요. 비건 계정, 타투 계정, 그림 계정, 일반 계정… 그렇게 타고 타고 들어와서 팔로우하기도 하는 것 같고요. 친구들이 가끔 인플루언서, 셀럽이라고 놀리는데 아악! 저는 그 말이 너무 싫은 거예요. 셀럽이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데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웃음) 

유진 님이 활동을 지속하고 자신을 알리는 작업들을 게을리하지 않으신 결과이기도 하겠죠. 또 그것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시대에 필요한 것과도 잘 맞았을 것 같고요. 한편으로 SNS 상에서 이름이 알려지면서 생기는 부담감도 있으실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방법으로 SNS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걱정도 가끔 들어요. 또 제 얼굴이나 제가 하는 말들이 어디에 퍼져서 어떻게 쓰일지 모르는 거잖아요. 위험한 사이트에 퍼질 수도 있고요. 심지어 그런 경험이 한번 있었어요. 그럼에도 사람들이 내가 올리는 게시물을 보고 어떤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알 수 있다면 그것도 내가 할 수 있는 하나의 노력이지 않을까 싶어서 계속 SNS로 뭔가를 얘기하고 싶은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열심히 말하는 비거니즘, 페미니즘 같은 주제는 제 삶과 너무 맞닿아 있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일이기도 해요. 그래서 약간의 위험을 무릅쓰고 계속 말하고 싶은 것 같아요. 이게 옳고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가끔씩 ‘모예님 보고 비건 시작했어요.’ ‘어디 어디에 후원했어요.’ 이런 식의 얘기를 들으면 내가 조금이라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상하고 지독한 책임감 같은 것인데… 아마 간디학교에서 생긴 것 같아요. 그리고 타투나 그림 계정 같은 경우에는 수익과도 연결이 되긴 해요. 

유진 님이 하시는 여러 가지 활동들이 각각 별개의 것들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는 거네요. 

저는 어떤 SNS 계정이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타투 계정에서도 제가 비건이랑 페미니즘을 상관없다는 듯 빼고 활동하겠다는 식으로 할 수는 없거든요. 저는 지금 비건을 지향하면서 동물권을 계속해서 얘기하는 사람인데, 타투 도안으로 동물을 그릴 때가 많거든요. 그러면 단순히 동물을 귀엽게 그리는 게 아니라 동물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어떤 식으로 소비해야 하거나 소비해서는 안 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타투 작업을 하는 저에게 굉장히 중요해요. 타투 작업을 할 때도 되도록 비건 제품을 사용하고요. 서울에서 작업실 월세를 내는 것만으로도 벅차긴 하지만 동물 실험을 하는 바세린 대신에 셰어버터 밤이나 코코넛 오일을 쓰고 있고요. 꼭 일회용품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생분해성 제품이나 최대한 환경에 해롭지 않은 제품으로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다방면에서 창작자로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시다가 올해 디자인 학교에 입학을 하신 거죠.

올해 ‘파티’ 입학을 했습니다. 저는 대학을 절대 안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작년에 제가 작게 개인전을 했었는데, 그때 고민을 많이 하게 됐어요. 무작정 ‘내 생일이 있는 4월에 개인전을 열어야겠어!’라는 마음을 가지고 일을 벌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했던 것 같아요. SNS를 통해서 저를 보고 와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그중에서 미대생도 몇 분이 오셨었거든요. 그 중 한 분이 제 작품에 어떤 기법을 사용했냐, 이런 재료를 쓰신 것이 맞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그 재료가 뭔지도 모르고 무슨 기법인지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잘 모르겠는데 그냥 아크릴로 작업했어요’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죠. 그때부터 ‘현타’가 너무 큰 거예요. 내가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답할 수 없으면서 개인전을 하고 그림을 그려왔단 말이야? 그전까지만 해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고 내가 내 작업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도 있었는데, 막상 그때는 부끄러웠던 것 같아요. 한동안 아예 그림을 못 그릴 정도로요. 내가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진짜 그림을 그만둘까라는 생각을 처음 했어요. 그분이 악의도 전혀 없었고 제 작품이 좋아서 질문을 하신 건데도 그냥 부끄러웠어요. 그래서 학교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일반적인 대학에 가고 싶지는 않아서 떠올린 곳이 ‘파티’였어요. 작년쯤부터 타이포그래피나 그래픽 디자인에 관심을 많이 가지기도 했거든요. 아무래도 디자인 전문 학교다 보니까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더 다양하게 키워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걸 더 잘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지원을 했어요. 지원하기까지도 고민이 많았긴 해요. 

‘파티’에 입학하기까지 또 어떤 고민을 하셨어요? 

아까 이야기한 친구 하늘이가 작년에 ‘파티’ 2학년으로 있었거든요. ‘파티’를 생각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그 친구가 하는 작업이 너무 재밌어 보였던 것도 있어요. 그래서 ‘내가 그냥 이 친구가 부러워서 ‘파티’에 가고 싶은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부러워해도 괜찮다’는 말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누군가가 부러워서 뭔가를 시작해 볼 수도 있고, 가서 내가 나대로 잘하면 된다, 하고 해보기로 했는데 학비가 너무 비싸서 또 한 번 고민을 했죠. 아까도 말했다시피 저는 간디 졸업하자마자 경제적으로 독립을 했는데, 학비는 제가 감당할 수 없는 돈인 거예요. 어쩔 수 없이 부모님한테 지원을 부탁드려야 하는데, 돈을 안 받다가 받으려니 죄송하고 너무 부끄럽고. 그래도 엄마가 ‘하고 싶을 때 배우는 게 좋지 않겠냐, 네가 잘할 수만 있으면 해라’ 하셔서, 한두 번 정도 고비가 있었지만 그 고비를 넘어서 지원을 하게 됐죠. 지금은 1학년이고 한 학기를 다닌 상태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소속이 생긴 것이기도 하고, 학생 신분이 되신 거네요.

네.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내 바운더리 안에서는 내가 나름 인지도가 있었기도 하고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미술하는 사람들 안에 있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그게 막 실감이 났어요. 

고민 끝에 입학한 ‘파티’를 한 학기 다닌 소감은요? 

저는 다시는 공동체에 속하지 않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결국 또 대안학교에 와버렸고…(웃음) 간디학교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고등학교다 보니까 어느 정도 정해진 게 있는데, 여기는 기본적으로 디자이너들을 위해서 설립된 학교다 보니까 정해진 게 많이 없는 것 같아요.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많고요. 기대를 많이 하지 않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있기도 했어요. 성 문제도 있고 노동 문제, 학생 인권 문제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비싼 학비에 비해 수업의 질이 아쉽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고요. 그런데 저는 일단은 계속 다닐 생각이거든요. 방금 말했듯이 아쉽고 싫은 부분도 있지만 좋은 부분도 있었어요. 제가 정말 좋아했던 수업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가 포스터 액션이라는 수업이에요. 노동, 인권, 기후 위기라는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최종 과제로 포스터를 만드는 수업인데, 그 주제도 너무 좋고 제가 해오던 이야기들과도 연결이 되어 있고, 관련해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얘기도 들을 수 있어서 많이 배웠어요.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일이, 포토에세이 수업을 진행하신 선생님께서 한 학기 수업이 끝나고 ‘많이 배웠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저는 ‘네 작업물 좋다’라고 하시는 선생님은 있었지만 내가 학생한테 배웠다고 하시는 선생님은 처음이어서 충격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부끄럽지 않게 잘 살고 있구나’라는 걸 다시 믿어볼 수 있었어요. 지금 제가 학생회 출마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 선택에는 그 선생님께서 저한테 ‘너 같은 애가 학교에 있어야 된다’라고 말하시면서 학교를 한번 바꿔보라고 말씀하신 것도 영향이 있었어요. 제가 하는 것들은 다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림이든 그림이 아니든 다 연결이 돼서 나와 내 친구들을 지켜내는 일들이 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학생회를 하는 것도 그렇고요.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서 제 친구들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은 간디에서 얻어온 것이기도 해요.  

긴 시간 동안 스스로 생각하는 올바른 것, 아름다운 것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해 오신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기회가 되어서 정리를 할 때마다 내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네,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인터뷰하면서 좀 울컥했어요. 최근에는 저를 의심하는 순간이 많았거든요. 내가 ‘파티’를 간 게 맞는 선택일까, 내가 이런 걸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맞을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맞을까… 그런데 오늘 얘기를 하면서 소화를 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에 대해 100퍼센트 만족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간디학교에서 꽤나 괜찮은 대학 비진학의 표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웃음) 

‘대학 비진학’을 선택한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나 압박이 여전히 조금은 있을까요? 

네. 대학을 안 간 만큼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내 선택에 대한 책임감도 있고요. 저를 지지해준 사람들에게든, 저를 미덥지 않게 생각했거나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든, ‘내가 이렇게 올바르게 잘 살고 있어요. 그리고 저 잘하고 있어요.’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가장 큰 것 같아요. 항상 책임감을 느끼는 건 아닌데 문득문득 튀어나와요. 

오늘 하신 이야기들이 충분히 그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나 잘 살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유진 님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을 것 같고요. 또 언젠가는 별거 아닌 게 될 수도 있겠죠?  

맞아요. 지금은 많이 괜찮아진 것 같아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에 예전에는 공감을 안 했는데 또 어떤 시기에 그게 맞는 이야기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모예’ 혹은 ‘유진’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좋을지 여쭤보고 싶어요. 

저요… 제 바람일 수도 있는데 ‘끊임없이 도전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재학생들이나 이 글을 보는 졸업생 친구들도 언제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계속 시도해 보고 많이 많이 경험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말을 하기는 쑥스럽지만 아무튼 본인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니까요. 

유진 님이 가진 스스로에 대한 확신 속에는 주변 친구들이 보내주는 믿음이 있을 테니까요. 유진 님의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맞아요. 그러면 좋을 것 같아요.

• [너머의너머] 1-8호는 간디고등학교 학부모회의 지원과 구독자 여러분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너머의너머] 인스타그램 @beyond___beyond 을 팔로우하시면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글을 읽은 소감,  관련 진로 문의 등 필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소개란에 있는 메일 주소를 이용해주세요. 
• [너머의너머] 후원하기: 카카오뱅크 3333210645465  
• 모인 후원금은 [너머의너머] 운영 및 필진 고료에 사용되며, 간디고등학교 재학생/졸업생 지원을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